[기사 스크랩] “전셋값으로 집 산다”…갭 좁히는 수도권 아파트
“전셋값으로 집 산다”…갭 좁히는 수도권 아파트
기사입력 2024-06-04 18:00:3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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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기 화성 느치미마을주공2단지 모습. /사진: 네이버 거리뷰 |
[대한경제=김수정 기자] 전셋값 상승세 속에 수도권 아파트들의 갭(매매가와 전세가 차이)이 좁혀지고 있다.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으로 매매가 가능한 수준의 실거래가 체결도 눈에 띈다.
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올 들어 매맷값과 전셋값이 2000만원 이내의 아파트 거래에 이어 매맷값과 전셋값이 같은 금액으로 체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.
일례로 병점역(1호선) 인근의 경기 화성 느치미마을주공2단지(649가구) 전용면적 51.86㎡ B타입은 지난달 매매거래가 2억5000만원(27일, 6층)에 계약됐는데, 같은 달 동일 면적 비슷한 층수의 전세거래가 2억3000만원(4일, 5층)에 체결됐다. 경기 시흥 계룡리슈빌(620가구) 전용면적 84.97㎡는 지난달 3억원(20일, 1층)에 108동 매물이 매매거래가 체결됐는데, 이에 앞서 지난 3월 114동 동일 면적 동일 층수가 2억8000만원(19일, 1층)에 전세거래가 체결됐기도 했다.
아시아드경기장역(인천2호선) 인근의 인천 서구 우성아파트(410가구) 전용면적 84.69㎡도 지난 3월 2억5000만원(6일, 3층)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는데, 지난달 2억8000만원(13일, 6층)에 매매거래가 됐다. 사실상 전셋값에 조금 더 보태면 매매가 가능한 수준이다.
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세권에 대단지(700가구 이상)인 인천 서구 루원시티센트럴타운(743가구) 전용면적 84.66㎡는 지난 3월 5억원(19일, 17층)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는데, 동일 면적이 4월에 5억원(23일, 2층)으로 매매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. 청라국제도시역(공항철도)에서 차량 10분 거리의 인천 서구 북청라하우스토리(430가구) 전용면적 59.93㎡는 지난 2월 2억7000만원(15일, 3층)에 매매거래가 체결됐고, 동일 면적이 지난달 2억9250만원(1일, 13층)으로 전세거래가 되는 등 전셋값 상승으로 매맷값과의 갭이 좁혀지는 양상이다.
실제로 올 들어 전세가율도 오르는 추세다.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67.2%로 전년 동월(66.4%) 대비 증가했다. 아파트 전세가율이 70%를 상회하는 지방에 비해선 덜하지만 지난 4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61.5%로 전년 동월(59.5%) 대비 2%p 상승하며 전국 대비 전세가율 오름세가 눈에 띈다.
한 부동산 전문가는 “전세가율을 고려하면 아직 갭투자 증가세는 제한적인 수준이긴 한데 아파트 공급 부족과 비(非)아파트 수요 흡수 등의 요인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빠른 속도로 뛰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”이라며 “한동안 매맷값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금리와 집값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으로 여전히 집 매수를 고민하는 수요자들의 전세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매맷값 수준으로 전세거래가 체결되는 단지들도 나올 수 있는 것”이라고 말했다.
김수정 기자 crystal@